
우리 몸은 외부로부터 공기(산소)와 음식을 공급 받아서 유지됩니다. 그런데 음식은 고체와 액체이니 입에서부터 위장에까지 도달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식도가 스스로 연동운동(근육이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는 활동)을 해서 음식물을 아래로 밀어 보냅니다. 하지만 공기는 그 이동이 조금 다릅니다. 본질적으로 공기는 허파 아래에 놓여있는 횡경막(가로막)이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허파가 축소와 확장을 반복하고, 그 힘에 의해서 외부의 공기가 코를 통해서 허파에까지 도달하고 또한 허파에서 배출됩니다. 이 허파의 팽창-수축력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호흡현상은 본질적으로 아주 미약한 공기이동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미약하게 공기가 이동하는 통로에는 곳곳에 관문이 있습니다. 먼저, 콧구멍으로 들어간 공기는 코 뒤쪽에 위치하는 비강이라고 하는 비교적 넓은 공간을 지나게 됩니다. 이 비강은 외부에서 유입하는 공기의 온도와 습도를 우리 몸속의 환경에 꼭 맞도록 조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니 자연히 그 속의 공기이동 통로가 구불구불하게 만들어졌겠지요.
비강을 통과한 공기는 인후라는 곳을 지나게 됩니다. 인후는 우리 목 부분의 공기 이동통로인데 입에서 시작하는 소화관이 잠시 합해졌다가 식도로 분리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공기와 음식이 함께 이동하는 통로이니까 인후염과 같은 세균감염이 발생하기도 하고 때로는 음식물을 먹다가 사례가 들리는 장소이기고 하지요. 성대와 목젖이 자리 잡는 위치이기도 합니다.
심하게 코를 고는 현상은 밤에 누워서 잘 때에만 일어납니다. 그리고 그 주된 이유는 구조가 복잡하고 연약한 관 형태의 인후에서 비롯됩니다.
먼저, 왜 낮에 의자에 앉거나 벽에 기대어 잘 때에는 코를 골지 않는지 생각해봅시다. 인후라는 관이 거의 수직으로 서 있기 때문에 관 자체가 좁아질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공기이동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밤에 누워서 잘 때에는 사정이 사뭇 달라집니다. 정원에 방치된 낡은 호스가 그런 것처럼 인후가 중력에 의해서 눌려지게 됩니다. 자연히 공기이동 통로가 좁아지게 되겠지요?
누워서 잘 때에는 여기에 더해서 입천장의 끝부분인 연구개가 역시 중력에 의해서 아래로 쳐지면서 인후를 가로막게 됩니다. 혀도 덩달아서 목 안쪽으로 밀려들어가서 인후를 압박하게 되지요. 이런 다양한 이유들로 인해서 우리가 누워있을 때에는 인후의 내부 공간이 사뭇 좁아집니다. 바로 코골이가 발생하는 조건이 딱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인후의 공기이동 통로를 좁게 만드는 원인은 또 있습니다. 밤에는 아무래도 두뇌가 내장근육을 조절하는 데에 낮보다 덜 신경을 쓰게 됩니다. 그래서 낮에서 다소 경직되어 있던 인후부의 근육조직도 밤에는 슬며시 이완되게 마련입니다. 이런 근육이완이 공기이동 통로를 더 좁게 만드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인후를 좁혀주는 한 가지 요인이 더 있습니다. 바로 노화와 비만이 그것인데, 노화는 근육의 경직도를 떨어뜨리고 비만은 인후의 안쪽벽에 지방층을 형성해서 가뜩이나 좁아진 인후를 더욱 좁게 만듭니다. 여기에 더해서 술과 담배를 즐기고 스트레스에 찌들은 사람이라면 인후부를 둘러싼 근육의 경직도는 더 떨어지겠지요? 이런 사람일수록 코골이가 더 심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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